Karel Capek
카렐 차페크 지음 | 요셉 차페크 그림 | 홍유선 옮김
The Gardener's Year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날도 선선하니 책읽는 계절이니까요!
요즘 도시의 경쟁사회에서 (경쟁하지도 않으면서) 지쳐가는지 식물,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나만의 정원을 갖고 싶다는 생각! 서구식의 완전 통제(?) 가능한 정원보다는 자연에 가까운 정원을 원하지만.. 여하튼, 그런 연유로 해서 선택.
정원을 가꾸는 원예가가 1년동안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발랄하고 유머있게 그려지는 것이 주된 내용. 거기에 작가의 친형이 그림을 더해놓았는데 그 그림마저 사랑스럽고 재치가 넘친다. 원예가의 우스꽝스러운 자세와 요동치는 식물들이 어찌나 잘 표현되어 있는지!
나는 재작년에 튤립 하나를 정성스레 키워본 경험밖엔 없지만, 이 책에 나오는 원예가들의 행동과 생각에 얼마나 많은 공감을 하게되던지. 하지만, 역시 식물을 가꾸기 보다는 흙을 가꾸게 된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작가는 정원자체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정원을 만드는 원예가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함은 물론 원예에서부터 마구 상상력을 펼쳐나간다. 아담과 이브가 있는 에덴동산도 하나의 정원처럼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서 행복한 표정이 되어 책을 계속 읽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가 호스에 대해 써놓은 부분을 보자.
[ 웅크렸다 갑자기 튀어 오르며 몸 아래에 커다란 웅덩이를 만들 뿐만 아니라 제가 만든 진흙탕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너무 즐거워 참지를 못한다 ]
계속 이어지는 호스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에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쉬운 점은,
책의 첫장에서 밝히듯 이 책은 원래 체코어 → 일본어 번역 → 한국어 번역한 책이라 정말 일본어로 되어있는 식물이름이 많다. 그리고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데 사진 한 장 없는 것도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식물사진이 없다고 해서 책 읽는 것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
이 유쾌한 책을 읽으면,
나도 빨리 나의 정원에서 이 일년을 즐겁게 보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