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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

솔벤트 2009. 10. 10. 23:46
출판사
이끌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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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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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tipping)은 사전적 의미로는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다. 균형이 깨짐으로 어느 한 세력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게 되는 것 - 이런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예를 통하여 tipping point의 증명과 함께 그것의 요인들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서양사람이고 외국(우리들에게는)에서 있었던 일들을 통해 그것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이 예들을 미흡하지만 나의 경험이나 내가 봐 왔던 것들을 통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이것은 조금이나마 티핑포인트가 우리 주변에서도 역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더 확실히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 책의 시작은 허시파피의 전염으로 부터 시작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흔히들 알고 있는 80/20의 원칙을 통해 설명되고 있는데 대게 작업의 80%는 참여자 20%에 의해 수행된다는 개념이다. 아주 작은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면 학급청소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대학교에서는 실기실을 갖고 있는 미대학생들이 일년에 한번 청소를 대대적으로 할까말까 하지만,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초, 중, 고등학교에서 매일 청소를 해보았을 것이다. 감독하는 자가 없다면 청소는 소수의 아이들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하는 아이의 20%가 80%의 청소를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수의 것이 큰 것이 될 수 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같은 학년에 다니고 있는 선배는 일종의 '커넥터' 이자  '메이븐' 이다. 커넥터의 힘은 좀 약한 편이지만 메이븐의 힘이 센 사람이었다. 커넥터는 '연결자'이고 메이븐은 '지식을 축적한 자' 이다. 그는 책에서 예로 든 만큼 확실한 커넥터나 메이븐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군대를 갔다와서 기간으로 따지면 꽤 오랜기간 학교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나의 동기, 후배들은 물론 선배들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관찰하기를 좋아해서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더 쉽게 다다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좋은사람과 싫은사람을 구분해서 사귀는 경향이 있다. 그를 통해 보면 커넥터인 사람이 메이븐의 역할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같다.

선배의 선배가 졸업을 하여 조교가 되었고 조교를 통해 일종의 알바(일)가 들어오게 되면, 조교는 그에게 일 할 사람을 구해다 줄 것을 요청한다. 그리하여 나와 내동기들은 그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게 되었고 방학동안 알바를 할 수 있었다. 나는 방학마다 알바할 거리를 찾지만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한번은 친구의 어머니의 친구분께서 하는 일에 친구의 소개로 알바를 할 수 있었고, 또 다른 한번은 이 선배를 통해서 알바를 할 수 있었다. 사회학자 마크 그래노베터의 <직장 구하기>라는 논문에서 인터뷰를 한 내용을 보면 56%가 개인적인 연고를 통해 직장을 잡았다는 사실 처럼 난 그를 통해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나와 내동기들을 조교에게 연결시켜주는 커넥터이며, 일자리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메이븐이다.

그는 메이븐이기는 하나 소극적인 메이븐에 속하는 것 같다. 그는 직접 일자리를 찾아내어 우리에게 연결시켜 준 것이 아니라, 조교가 일자리를 내주었기 때문에 우리를 연결시킬 수 있었던 것이였다. 또한 그는 학교內 여러 과제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는데 이것은 먼저 그 수업을 들은 사람들을 통해서 얻어낸 정보였다. 이것만으로 보면 그는 단순한 수동적인 정보 수집가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정보수집가에서 나아가 메이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책도 읽고, 전시회도 직접 찾아가서 보고, 그가 생각하고 느낀 것까지 정리해서 우리에게 과제에 대한 정확한 해석 정보를 제공해 주므로 소극적이지만 메이븐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는 평소 무게있는 행동을 하고 작업에 관해서는 신중하기 때문에 그의 입소문은 정확한 정보라고 믿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가 어떻게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지는 동기들의 관심이 되고 참고가 된다. 그가 메신저가 되어 메시지를 퍼뜨리면 그 메시지가 전염되는 것이다.

 

티핑포인트의 두번째 요소는 '고착성'이다. 책에서는 어린이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와 <블루스 클루스>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나는 많이 다르지만 고착성을 '책만들기'를 통해 설명해 보려고 한다.

나는 한 2년전 우연히 동기로부터 '북아트'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인터넷검색을 통해 좀 더 접하게 되었다. 출판되어 나오는 책이 아니고 손으로 직접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내 관심을 끌게 되었다. 정보가 많지 않아서 나는 집에 있는 재료로 인터넷상에서 설명되어진 책만드는 방법을 보며 흉내를 내 보았다(책이라기보다는 노트에 가깝지만). 첫번째 책은 만들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책만들기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뒤에 보니 책만들기는 많은 사람들(폭발적이지는 않지만)에게 관심있는 분야가 되어 있었고 여러 작가들이 책만드는 기본방법을 인터넷을 통해 강의하고 있었으며, 관련서적이 출판이 되어 나오고 있었다. 더구나 인터넷상에 책만드는 재료만을 파는 쇼핑몰이 생겨났고 오프라인 매장에까지 진출하여서 책을 만드는 재료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다시 책만들기에 관심이 생겨났고 지금은 여러가지를 시도해 보며 책을 만들어 보고 있다.

처음엔 한 번 만들어 보고 말았지만, 여러 가지가 변화하면서 고착성을 만들어 냈기 때문에 나는 책을 몇 권이고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이 사례는 티핑포인트의 세번째 요소인 '상황의 힘'에도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다.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책 만드는 방법을 쉽게 알 수 있게되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나에게있어 중요한 상황의 힘은 집안에 쌓여있는 '종이'였다. 학교를 다니다 보면 자료를 찾고 레포트를 쓰는 등 많은 print 종이가 생겨나게 된다. 어머니께서 하시는 일의 특성상 문서가 많이 생겨난다. 그렇게 생겨나는 종이들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것은 혹시라도 메모지 대용으로 쓰거나 이면지로 사용하거나 그림연습을(드로잉 등)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리고 그려놓은 그림들의 일부는 종이 위 였다. 책을 만들기위해 재료를 사는 것도 돈이 꽤 들지만 나는 집에 있는 종이를 이용해 책만드는 것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지속적으로 그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임승차를 분쇄하자 줄어든 범죄처럼, 쌓여있는 종이가 내가 책을 만들 수 있게 해 주었다.

 

티핑포인트의 총체적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월드컵 응원'에서 그 예를 찾았다. 이것은 아주 정확한 예는 될 수 없지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의 티핑포인트에 가장 가까운 예인것 같다. 월드컵응원은 처음엔 '붉은 악마'라는 응원팀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이 조직적으로 거리응원을 하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좋은 점수를 얻게되자 이것이 일파만파로 퍼지게 되었고 서울시청앞 광장은 물론 경기가 열리지 않는 각 경기장, 각 지역의 공공기관(시청)앞에 대형스크린이 설치되며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응원이 벌어졌다. 붉은 악마라는 하나의 단체가 세계적인 경기와 맞물리면서 전국적인 응원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응원전은 전국민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참여하게 되었고 여러 나라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켜 주었다. 한국대표축구팀이 4강까지 올라가면서 더 열광적인 응원이 일어났지만, 붉은악마는 국민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이때 뿐일 것을 우려하여 카드응원을 통해 국내 프로축구에 관심을 유도하였다. 이로 인하여 국내 프로축구의 인기또한 급상승하였으며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2006년 월드컵또한 열광적인 응원이 펼쳐질 것을 예견하고 있다. 그들이 시발점으로 티핑포인트가 되었으며, 그들이 고착화를 시켜낸 것이다. 거기에는 상황의 힘이 따라 주었다.

 

나는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처럼 어느 브랜드에 대한 깊은 지식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 그래서 예로 든 것이 정확한 상황에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겪은 것에서 가장 유사한 예를 찾아내려고 하였다. 비록 정확한 예가 아닐지라도 이 예들이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지 알기엔 충분할 것이라 생각된다. 티핑포인트는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200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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