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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사회와 문화

솔벤트 2009. 10. 10. 23:49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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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락에서 나온 전영선의 「북한의 사회와 문화」는 이 책의 서문에도 나와 있듯이 북한의 사회문화나 북한의 생활문화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만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모아두었던 자료와 남북 방송언론에서의 보도 자료를 통해 전체적인 북한의 이해를 도우면서 그들의 문화를 하나하나 짚어나가고 있다.

 아쉬운 점은 도표나 사진 등 이미지 자료가 전혀 없다는 것인데, 글로만은 이해가 쉽지 않은 것도 있고 책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어 '재밌고 쉽게' 라는 책의 의도에 약간 부족한 것 같다. 각 파트에서 '이런 자료가 있었더라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던 것들과 책의 내용을 되짚어 보자.

 책은 총 17부로 나뉘어져 있다. 가장 첫 번째인 북한의 행정과 권력에서 특히 행정구역을 설명하는 것에서는 북한의 간단한 지도가 들어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남한의 행정구역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관심을 막 가지게 된 사람이 북한의 행정구역을 알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지도상에 ‘도’를 표시하고 책에서 언급되는 중요 도시들의 위치를 표시한다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어 이해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북한은 50차례 가까이 행정구역을 개편했다고 하니 시대 순에 따라 크게 나누어 어떠하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여러 개의 지도를 통해 알려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북한을 알기위해서는 꼭 알고 있어야 할 인물들이 있는데, 김정일과 김일성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알고 있겠지만, 그 外 또 다른 인물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나 북한의 영웅들(3부)인 리수복, 안영애, 김광철, 길영조의 사진과 함께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이 있었더라면 어떤 인물들인지 보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을 것이다.

 특히 북한의 상징물들을 설명하는 곳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북한의 국기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야 한번 보는 것이 훨씬 알기 쉽기 때문이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국기 外 목란(국화)이나 국장 등이 상징물들로 있는데, 국장은 많이 접해보지 못한 만큼 국장에 대하여 묘사해 놓은 글을 보더라도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쉽지 않다. 이럴 때 ‘국장그림 하나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과학기술 분야에 컴퓨터 서체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참고 부분에서 서체의 유형과 쓰임을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서체를 이름, 형태, 사용처로 나눠 설명만 할 뿐 서체 자체가 없어서 황당하기까지 하다. 예를 들면, 청봉체 중 ‘청봉 3호’는 형태가 ‘붓글씨를 원형으로 흘려 쓴 반흘림체로 맑고 깨끗한 느낌’이라고 되어있다. 남쪽 컴퓨터서체가 아니기 때문에 싣기 어려웠을 수도 있겠지만 ‘맑고 깨끗한 느낌’이 글씨에서 어떤 것인지 알기 참 어렵다. 서체는 없더라도 서체모양을 이미지로는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이런 서체가 사용된 문서자체를 실어 어떤 것이 어떤 서체인지 표시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청봉체는 4호까지 있고, 천리마체도 14호까지 있는 만큼 문서를 통해 보는 것이 미묘한 차이도 좀 더 알 수 있을 것이다. 민족문화 부분에 ‘서예’에서도 김일성 주석의 필체인 ‘태양서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체인 ‘백두산서체’, 김정숙의 서체인 ‘햇발서체’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이미지로 있다면 좋겠다.

 그 밖에도 생활문화 부분에서 남한에는 없는 북한의 명절인 김정일 생일 2월 명절이나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 인민군창건일 등의 행사모습 자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역사·문화재 부분에서는 우리가 쉽게 보지 못했던 문화재의 모습들(단군릉, 삼성사 등)과 그들이 문화재로 지정한 국보, 보물 등의 이미지가 있다면 더 재미있지 않겠는가. 문화예술 부분에서는 가극 ‘피바다’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는 만큼, 어떤 공연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조선화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조선화 한 점이 보여 진다면 전통 동양화와 달리 원색 위주이며, 형태감이 분명한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천연기념물과 관광지 부분에서도 사진으로나마 북한의 명산들을 둘러보고 호수, 온천, 동굴 등을 접하는 재미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북한의 체육대회, 체육활동 등도 이미지 자료가 있다면 좋을 것이다.

 소설책에서의 삽화와 같은 이미지들은 글을 읽는 이의 상상력을 이미지에 한정시키게 되면서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가 날 지 모른다. 하지만 정보 위주로 북한의 사회와 문화를 알려주는 책인 만큼 거기에 들어가게 되는 이미지들은 하나하나 소중한 자료임이 분명하다. 이미지 자료 하나가 있는 것이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도 더 잘 와 닿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이는 만큼 알기도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꼭 이미지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을 잠들었는지 모른다. 평소 어떤 이론서도 잘 읽었는데, 재미있고 쉽게 설명하려는 이 책은 읽기가 힘들었다. 요즘사람들은 ‘영상세대’라고까지 불리는 만큼 이미지가 가지는 위치가 대단해진 것 같다. 이미지가 없다는 사실 하나가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라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백과사전 같다.’라는 것이다. 백과사전을 펼쳤을 때 어떤 것에 관해 여러 분야로 나누어 설명해주지만, 이것저것 잡다한 것이 없어서 정말 간결한 느낌이 드는 것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위한 서적인 만큼 전체적으로 크게 설명을 해주는 느낌이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말했듯 저자는 다양한 분야를 보여주면서 적당한 선에서 멈추려고 했다고 하였다. 분명 크게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그만큼 책이 재미있지는 않았다. 백과사전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본래 글씨 크기보다 작게 쓰인 부분이었다. 예를 들면, 북한의 애국가 가사 1, 2절이나 『세기와 더불어』 7편 계승본 서문 같은 것이다. 또 작은 부분을 알려주는 ‘북한상식’도 좋았는데, 이것들은 겉만 훑어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여주기 때문에 재밌는 것이다. 이렇게 직접적인 자료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더 관심이 가게 되고 더 재미있다.

 이런 자료들을 하나하나 다 넣자면 내용이 정말 방대해지고 깊이가 깊어지게 될 것이다. 324쪽으로는 책 분량이 모자라고 이렇게 총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의도대로 재미있으면서 쉬우려면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적당한 자료들이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게 좋겠다. 전체적으로 정리가 잘 되어있는 이 책이 이런 요건들을 갖추게 된다면 더 많은 이들이 책을 읽고 북한을 이해하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깊이를 정하는 적정한 선에서 멈추기란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다. 미리 여러 사람들을 통해 테스트를 해보면서 교정 작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

 이 책에서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남한과 북한의 비교이다. 원래는 한 나라였지만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게 되었다. 쓰이는 언어도 비슷하고 지내는 명절 등도 비슷한 것이 많다. 갈라져 지내온 세월동안 서로 많이 달라져 가고 있지만 또한 비슷한 면도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남한에 있는 우리들이 책을 읽으면서 북한을 접하게 되는 만큼 남한과 북한을 하나하나 비교하여 설명한다면 이 역시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북한의 내용만 나와 있는 부분을 볼 때면 이런 것은 남한 쪽과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졌다. 특히 문화부분에 있어서는 비교한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옳거나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문화란 것이 원래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질적 최고 자리인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남한의 대통령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권력적인 면에서 볼 때 그들이 차지한 위치에서 행할 수 있는 지위(知委)의 범위가 어느 정도 인지, 북한의 국방위원회 위원장의 역할 중 어떤 부분들이 남한에서는 어떤 직위가 그 역할을 행하고 있는지 등. 이렇게 한다면 국방위원회 위원장에 대하여 좀 더 정확히 이해하지 않을까.

 이런 방식으로 비교해 볼 만한 것은 북한의 당 조직과 우리나라의 국가 조직의 비교이다. ‘북한의 어떤 조직은 남한의 어떤 조직이라 볼 수 있다’와 같은 설명이 있다면 좋겠다. 이 책에서도 그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의 역할과 비교하여 설명되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과 남한은 조직이나 명칭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좀 더 명확히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동원 운동 중 천리마 운동에 대하여 설명할 때 흔히 비교되어 설명되어 지는 것이 남한의 새마을 운동이다. 흔하다고 생각되어진 것인지 이 책에서는 새마을 운동과 함께 나오지 않는다.(3부 북한의 정신세계 4. 대중동원 운동) 새마을 운동과 천리마 운동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비교 설명하면 좋겠다. 각각 어느 시기에 시작을 하게 된 것인지, 하게 된 특별한 동기는 있었는지 등의 배경비교, 새마을 운동처럼 천리마 운동도 노래가 있었는지, 각각의 구호는 무엇인지, 그것을 행한 사람들의 반응이라 던지, 각 운동으로 나타나게 된 결과 등등 읽을거리도 많아지게 되고 그만큼 재미도 있을 것이다.

 근로조건 부분에서는 남쪽과 비교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어떤 부분을 설명하기 위한 비교이다. 더 재미를 주기 위해서 바라는 것은 조금 직접적인 비교이다. 비교하는 부분들은 어떤 면에서 보면 상당히 조심스럽게 진행되어야 할 일이겠지만 글 자체가 객관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문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의 헌법과 노동법에서 규정한 것들과 우리나라에서 규정한 노동법간의 간단한 몇 가지 사항, 기사나 기능 급수인 전문직(은행원, 설계원)이나 이발사에 이르기까지의 사람들의 남과 북의 사회적 위치 등의 비교가 재미를 더할 것이다.

 시장과 백화점 부분에서는 북한의 시장이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보여주고 있는데 이를 남한의 시장과 비교하여 첫 시장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북한에서도 남한의 시장과 비슷한지 등을 알려주었으면 한다. 남한과의 비교 외에 북한의 시장과 백화점이 소개되었으니, 백화점과 시장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남한처럼 백화점과 대형유통회사의 등장으로 시장이 위축된다거나 하는 백화점과 시장 간의 경쟁이나 사람들의 이용현황 같은 것들 말이다.

 과학기술분야 부분에서는 컴퓨터와 관련하여 설명되어지는 부분이 많다. 북한에서 제작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의 종류도 설명되어지고 있는데 문서편집 프로그램인 창덕, 단군 등이 남한의 컴퓨터에서 사용되어지는 한글, 훈민정음이나 워드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북한도 window를 쓰는지 자체개발한 프로그램을 따로 쓰는지도. 북한의 서체가 용도에 따라 달리 쓰이고 혹은 어떤 연령(어린이용인 동심체)이 쓰는 서체가 있는 것처럼 문서 프로그램을 평소 보통사람들은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궁금하다. 북한 아이들도 레포트를 컴퓨터로 작성할까? 이처럼 조금은 깊이 있게 들어가는 것이 재미를 유발한다.

 법적인 북한의 대표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굳이 남한이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의 예를 통하여 ‘이런 경우와 비슷하다’라고 설명해도 좋을 것 같다. 북한의 체제는 현재에는 찾아보기 힘든 체제이고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예로 들면 좋겠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북한은 많이 폐쇄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나라에 비해 아는 것이 우리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밖에 생활문화 부분에서 통과의례, 생활예절, 민족문화 부분에서 민족명절(설, 단오, 추석 등), 차례와 제사, 민속놀이, 여가문화 부분에서 야외활동과 유원지, 텔레비전 드라마, 천연기념물 관광지 부분, 먹거리 문화 부분의 민족음식 김치, 체육·스포츠 부분에서 태권도 등은 남한과 북한이 상당히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교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깝다.

 여러 가지 것들이 전통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남북 서로가 상당히 비슷함에도 전통적인 부분임을 지적해주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아, 마치 북에서만 행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남한에서 행해지고 있지 않은 부분이라면 어디까지가 전통적인 부분이고 어디서부터 북한 내에서 생겨나게 된 부분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천연기념물 관광지 부분에서 북한의 천연기념물 선정기준은 ‘학술적 역사적 의의가 있는 자연물 또는 동·식물 및 특이한 지리’를 지정한다고 하는데 남한과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다고 설명되어진 부분에서 남한의 기준을 정확히 언급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다는 말에서 정확히 무엇이 다른 것인지 뒤에 나오는 설명만으로는 확실히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떤 동물(천연기념물)이 한쪽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천연기념물이 아닌 예를 들면서 그 근거를 설명해준다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위와 비슷한 한 가지는 체육·스포츠 부분의 태권도다. 남측의 세계태권도연맹과 북측의 국제태권도연맹의 태권도 규칙과 기술에는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인지가 설명되어 있지 않다. 뒤쪽에 조금이나마 설명되어 있는 것은 방식의 차이이지 규칙과 기술의 차이가 아니다.

 「북한의 사회와 문화」를 읽으면서 저자가 의도한대로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부족한 점들을 찾아내었다. 첫 번째로는 이미지가 없는 것이 큰 단점이었고 두 번째로는 재미를 줄 수 있는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는 남한과 북한 사이의 비교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 세 가지가 좀 더 첨가 되었더라면 더 재밌고 더 쉽게 북한의 사회와 문화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내용을 쓰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자료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고 자료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방대한 양의 자료를 책 한권으로 묶는 것 또한 쉽지 않고, 적정선을 맞추기도 어렵다. 총체적이면서도 간결하게 설명되어진 이 책에 좀 더 여러 명의 손길과 시간이 닿는다면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northkorea's socity and culture

 

(레포트였습니다) 200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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