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안하겠다던 라식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겁을 상실해서 해도 되겠더라.
마음먹었을 때 자금 있을 때 빨리 해야겠다 싶어서 바로 검사받고 서둘렀다.
친구가 했었던 병원이었고 동생의 경험을 보니 집가까운게 좋은거 같아서 가까운 곳으로 했다. 나름 경력 10년이상의 그래도 유명한(?) 원장님이었고. 병원은 잘 알아보는 게 중요한 것 같긴하다. 동생은 3군데정도 봤었는데 :)
검사결과 각막이 좀 여유가 있어서 라식 라섹 둘다 된다고 했다.
생각같아서는 라섹으로 하고 한달간 티비, 폰, 책 다 안보고 지내고 싶었는데
회사를 다니니까 회복이 빠른 라식을 하기로 했다. 명절 연휴 껴서 하면 좋겠지만 우리 팀은 그떄 너무 바빠서 뭔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을 것 같았다.
검사는 생각보다 많이 하고 이것저것 말해주긴 하는데 기억나는 건 없다. 기계 4-5개 정도 쓰고 - 이건 그냥 데스트 안내원? 같은 분이 해주심. 그다음엔 안경원에서 시력 보는 것처럼 약간 전문적인 분이 와서 숫자판보며 안경에 렌즈 갈아껴가며 봐주심. 이때 동공 확장?안약을 넣는다는데 빛에 엄청 눈이 부시고 멀리 있는 건 잘 보이는데 내 손끝이 안보임 ㅎㅎㅎ 원시는 이런느낌인 걸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사한테가서 눈 한쪽씩 아주 밝은 빛에서 굴려봄(위 보세요 아래 보세요 옆 보세요)
그리고 그 담주에 수술을 예약을 잡았다. 금요일 4시반이었는데 그냥 예약환자가 차서 그 시간이 된 것 같음. 날짜는 내가 원하는 날짜로.
수술시간보다 30분정도 미리가서 간단하게 기구로 검사 체크하고
조금 앉아서 수술후 넣어야 할 안약설명 듣고(종이가 있음),
구입할 수 있는 처방전도 다 인포님?에게 안내받는다. 그 전까지 담당의를 볼 수 없음;;
동생이 경험자라 혼자가면 힘들다고 보호자로 동행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수술하는 동안 동생이 내 안경이나 짐 정리 해주고 약도 미리 사 놓았음.
수술실에는 안경 폰 다 빼고 실내화 갈아신고 들어가는데
바로 수술실이 아니라 수술병동같은 곳임. 머리에 수술하는 사람들이 쓰는 것 같은거 파마하고 덮는 거 같은거 ㅋㅋ 씌워주고 수술복을 입혀주는데 앞으로 입어 뒤로 묶어주는 거고, 걸리적거리지 않게 팔에는 긴 시보리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대기실 같은 소파에 앉아있었다. 앞에 나보다 먼저 온 환자가 있었는데 안경벗어서 안보임 ㅎㅎㅎ ㅠㅠ
수술실은 밖에서도 다 보이는 통유리고 기구는 여러개였다.
조금 대기하다가 불러서 들어감.
슬리퍼 벗고 수술대에 눕는데 여기까지도 전혀 떨림이 없었다. 게다가 누우니까 왤케 편해 ㅎㅎ 잠들뻔!
거기서 마취약같은거 다 점안하고 의사가 왔다. 처음엔 각막 뚜껑을 만드는 레이저 시술. 난 all레이저 수술이었다. (올레이저.. 올레이져?)
뭐 눈이 떙길 수 있는데 놀라지말고 등등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눈을 누르는 기구?가 너무 쎄서 놀라긴커녕 그거에 온 신경이 집중됨.
붉은 빛을 보는 건데 중간에 사라져도 계속 그 자리를 바라보라고 한다.
왼쪽눈 부터 수술에 들어갔고 뷰러같은? 개안기 때문에 눈을 감을 수는 없음. 다른쪽 눈과 입은 천으로 덮어 막아 놓는다. 얼굴 중 눈만 뚫려있음.
나는 수술 전 감기에 걸린 상태였는데 레이저 하는데 기침할까봐 완전 걱정되서 물어보니 약을 먹어도 된다고 해서 일단 기침을 멈추기 위해 약을 먹었었다. 뭐 아스피린계?들어간건 먹지 말라고 -피가 안멈추는 종류- 인터넷에 나와있는데 전화상으로는 그런거 없어 ㅋ 그냥 먹으라고만..뭐 의사가 아니고 다 데스크니까.;; ---- 결국 감기는 걸려있었지만 기침은 안하는 상태가 되서 수술을 했음.
왼쪽눈 할때 붉은 빛이 보이는데 잘랐는지 의사가 손으로 딱 하니까 갑자기 그쪽 눈이 시커멓게 아무것도 안보이더라.
뭔가 뚜껑을 열은 것 같았는데 우와... 눈 감은 것처럼 그냥 까만 화면임; 실명하면 이런 건가 ㄷ ㄷ
오른쪽 눈을 하기위해 왼쪽눈은 감고나서 종이테잎같은?반창고 느낌인 테잎으로 붙여줬던 것 같다(이거 뒤 레이저인지 지금인지 헷갈림)
오른쪽 눈은 붉은 빛을 보는데 빛이 너무 우측 위에 있어서 당황;; 의사도 위라고 더 위를 보라고 하는데 나도 당황해서 '너무 윈데~?!'라고 말함 ㅎㅎㅎ;; 어찌어찌 의사분도 당황없이 잘 했다고 했다. 그게 눈이 돌아간 거 같은데..여튼 수술 후 보니 오른쪽 눈 안쪽 흰자에 붉은 점 같은 게 톡 있음. 그때 생긴건가.
뚜껑만들었다고 하면서 나보고 수술대에서 내려와서 대기실에서 대기하라더라..
내려와서 슬리퍼 신으라고 해서;;; 눈 떠도 되나요? 물어보니까 실눈뜨라고... 내려와 신발은 신었는데 무서워서 눈을 못뜨겠다고 하니까 간호사가 내 양팔 붙잡고 안내함.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그떄부터 엄청 긴장되는거다. 내 눈이 뚜껑이 있어!!!!!!!!!!!!!!11
눈 감고 있는데 식은땀 나고 현기증나고.. 심호흡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 속으로 부르고.. 4구절정도 2번 부르니까 불러서 다음 수술대로 올라감. 다른 사람들은 그냥 바로 이동했다고 하던데..내가 하던 곳이 사람이 많았나보다 ㅠ
다시 누우니까 찾아오는 안정감.;;
두번째 레이저는 좀 받기 쉬웠다. 이번엔 녹색을 보라고 하는데
그냥 움직이지 않으면 됨. 보이는 건 마치.. 세차기에 들어간 차의 앞유리 같달까. 불 빛에 비누칠 한 것처럼 겁나 뿌옇게 번지다가 액체물 뿌리면 좀 잘 보이다가 그거 두번 정도 반복 후, 헤라같은 걸로 의사가 뭔가 조심스럽게 6-10번정도 긁고나면 끝.
그 후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말해주는데 그 말에 엄청 안심이 되었다. 바로 의사가 기구로 수술 잘 되었느지 체크하고나서
약간 어두운 휴식실에서 쇼파에 좀 누워있다가 안약넣어주며 이제 집에 가라고 하면 가면 됨.
내 옆에 어떤 남자분은 이거 뿌연거 언제 사라지냐고 묻던데 난 그때까지 무서워서 눈을 떠보질 않아서 잘됬는지 어쩐지 모르겠더라;
남자분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르다 였다.
보호안경을 하고 수술구역에서 나와서 동생을 만나 나오는데 내가 수술 잘된 듯! 하며 나가려고 하니까 데스크분이 나보고 실눈뜨고 가라고 알려주심. 안알려주셨으면 나 눈 크게뜨고 집에 갈뻔...
동생은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는데 나는 눈물이 하나도 안났음. 마취도 좀 오래가는 체질이라서 아프지도 않고. 바깥바람에 좀 눈이 시리다 정도였다. 그날 하루는 눈을 계속 감고 지내라고 하더라. 집에와서는 불켜진 곳은 눈이 좀 아파서 계속 어두운곳에서 어둡게 있었다. 저녁은 연어라서 안먹을 수가 없어서 눈감고 필요시 실눈뜨고 엄청 와구와구 먹음.
대신 눈곱이 많이 껴서 안약 넣을 때 눈 밑 살들을 손가락으로 끌어내려서 눈을 떠야했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면봉으로 제거 해주라고 하던.
내복약도 줘서 먹어야 했기 때문에 감기약은 수술후엔 중단 상태로 두었다. 다음날 병원에 모자쓰고 갔는데 안압겁사랑 뭐 검사하고 의사분이 봐주긴하는데 수술담당의도 아니었고 사람이 많아 그런지 의사가 '괜찮네요'하니까 기구에서 내가 스스로 턱 떼기도 전에 옆에 있는 분이 내 몸을 밀어냄 ㅋㅋㅋㅋㅋ 의사랑 대화할 시간이 없더라. 궁금한거 있으면 그냥 바로 말해야 할것 같았다. 대부분의 질문은 다 데스크에 하고 답을 얻어야 하니까 많이 답답했다. 그분들이 간호사도 아닌 것 같고.(간호산가? 모르겠네.
다음날이 되어도 내가 눈감고 어두운 곳에 계속 있으니까 어머니가 넌 뭐 눈 꼬메는 수술 하고 왔냐고 ㅋㅋ
눈은 천천히 빛에 적응되었던 것 같다. 쉬다가 회사 나왔는데..아직은 안구건조증도 없는데 걱정되서 그냥 인공눈물 점안하고 있다.
집에와서 둘째날부터 종이글자가 보여서 안약 넣는설명 종이 읽어보는데 비가목스만 하루4번이라고 되어있고 (식후, 자기전) 나머지는 설명도 없고 언제까지 넣으라는 말도없고.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다 똑같이 4번 넣으라는데 왠지 믿을 수가 없어서 안약 설명서 다 꺼내서 읽고 또 읽었다.
내복약을 다 먹은 후에도 감기약을 복용 안했더니 기침하다가 이틀연속 토하고.;; 컨디션이 안좋으니 눈도 갑자기 안보이는 것 같고. 시력이 떨어진게 확 느껴져 겁이 났는데 약을 다시 먹으니 좀 나은 것 같다. 이번주 토요일에 다시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수술 담날 시력은 오른쪽 1.2 왼쪽 0.9였다.
상태를 좀 지켜보고 나머지 경과 후기도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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