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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 개성 만점 고양이들 이야기

솔벤트 2012. 9. 16. 23:29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T. S. 엘리엇  이주희  악셀 셰플러  Eliot, T. S.  
출판사 시공주니어   발간일 2012.07.25
책소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T. S. 엘리엇의 동시집『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T.S.엘리엇의 동시집 + 영국 최고의 어린이책 상, 스마티즈 상 수상 화가 악셀 셰플러 그림!

위의 두 문구가 먼저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사실이다. 어린이용 책이라고만 생각하면 흥미가 떨어지지만

그림에 관심이 많은 나는 악셀 셰플러의 그림은 어떤 것인지가 가장 궁금했다. 내가 먼저 살짝 읽어보고 조카에게 선물로 줄까도 생각해 봤었는데, 책을 받아보고는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




처음 택배박스에서 책을 꺼낼 때 정말 놀랐다. 표지가 너무 이뻐서 ;ㅁ;)b

민트 빛 나는 하늘색에 금박 글씨와 악셀 셰플러의 귀여운 고양이 들로 가득한 표지는 책의 내용은 어떠할지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책을 받아들기 전 정보도 잘 기억하고 있지 않아서 그림책(동화책)으로 생각했는데 '동시집'이었다!

동시라는 것을 너무 오랜만에 접해 봐서일까?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다.

통통 튀 듯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문체와 그림의 조화! 악셀 셰플러의 그림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매끈하게 생기지도 않았고 얼핏보면 귀엽지 않은데도 너무나 익살스러운 표정과 그 사랑스러움!! 그의 고양이, 개, 쥐 등의 동물 그림은 사람 그림보다 더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갖고 있었다. 동시도 상상력이 넘치지만 그림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그림이 신명조(?)체와 잘 어울리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시의 타이틀 폰트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가끔 어린이 동화책에서 글씨체가 거슬려 어색해 보이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 책은 정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표지도 내지도 이쁘고 그림과 폰트도 조화롭고. 디자인에는 만점을 주고 싶은 책이다.



작가 T.S. 엘리엇은 노벨상 수상 작가인 만큼 유명한 작품도 많다. 그는 시인이자 극작가, 문학 평론가다. 여러 잡지에서 (나는 패션잡지와 만화 잡지에서 봤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이라는 구절을 가져와 사용했는데, 이는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작품에서 가져온 것이다. 나는 4월 잡지를 사 볼 때마다 도대체 왜 잔인하다고 하는지 영문을 몰랐었는데.. 나의 문학적 무지에서 비롯된 의문이었구나 싶다.


이 책은 출간된지 70주년이되어 새로 만든 것이다.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임에 놀랐지만 후에(1981년) 뮤지컬 <캣츠>(캐츠?캣츠?)의 원작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뮤지컬을 먼저 봤었더라면 이 동시집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뒤의 작품설명을 보며 엘리엇의 개성 만점의 고양이들이 어떻게 엮여져 서로 대화를 나눌지 상상하게 하는 기쁨이 있다.


이 작품에 대해 아쉬운 점은 어린이가 읽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시인이 인용한 것들이 많은데 그것을 너무 모르면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재미도 덜 할거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나도 주로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나 자기계발서만 봐 오고 소설을 많이 못읽어 본 탓인지 작가가 사용한 단어들이 무엇인지 잡아내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이 없었다면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많이 답답했을 것 같다. 하지만 역으로 본다면 이 책은 쉽게 읽고 기억하기 보다는 곱씹어 보고 인용된 구절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 읽으면 표면 순수히 받아들이고, 점점 아는 것이 많아지면 또 다르게 읽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아이와 어른이 함께 봐도 괜찮은 동시집일거란 생각도 든다.


"

고양이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면,

 그 이유는 정말이지 늘 똑같아.

자기 이름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깊은 명상에 빠져 있는 거야.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있으나

  말할 수 있다 말할 수 없는

불가사의하고 심오하고 유일한 그 이름.

(*왜 왼쪽이 들락날락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나오는 고양이들을 다 보았다면 고양이의 일부는 아마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