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F/B1
일층, 지하 일층
김중혁 지음
문학동네 출판사
1F/B1 일층 지하 일층
소설을 잘 읽지 않아서 굉장히 오랜만에 접해보는 소설이었다. 내용의 쉬움, 어려움과 상관없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 당혹스러움. 이 책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어서 나에겐 다행이었다. <로드(The road)>같은 경우에는 책 뒤에 평가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의 해설은 적절하게 이해를 도와주며 내용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 주었다. 그런면에서 나는 만족스러운 글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단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책 '일층, 지하 일층'은 '도시'라는 배경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그 도시안에 살고 있는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도시를 싫어하지만 도시를 벗어나선 살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도시는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만 재미 또한 안겨주니까.
도시에 관해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평소 우리가 느꼈을 만한 감정들을 동일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유발한다. 골목을 찾아다니는 기쁨, 지하에 무언가 있을 것 같은 생각, 갑자기 엄습하는 두려움 등. 터무니 없을 것 같은 그 상상력들이 작은 디테일로 얽혀서 탄탄한 토대가 되면 몇 장 넘기지 않은 짧은 순간(?) 안에 이야기로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해설이 없었다면 나는 책 속의 단어들을 열심히 검색하고 있었을 것이다. (ㅋㅋ) 그만큼 흡인력이 있으며 현실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감에 놀라움을 표한다.
(만화)영화같은 느낌을 주는 시각적 생생함과 열린 결말이 많이 나오는데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것도 좋았다. 한 점에서 다른 점을 연결해서 다시 원 점으로 돌아오는 진행도 뛰어났다. 너무 깔끔하게 진행된 나머지 열린 결말을 줘도 내가 이어갈 수 없었다는게 아쉬웠을 뿐이다. (머리가 안굴러가 슬픈 나 ㅠㅜ)
기억에 강하게 남은 것은 '바질'과 '유리의 도시'. 나는 평소 식물을 좋아하는데.. 식물이 그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 '유리의 도시'는 평소에 내가 항상 느끼는 일종의 두려움이 상징화된 것 같단 느낌을 받았다.
나는 도시가 싫지만 아마 여기에서 살아갈 것이다.
(가능하면 멀리 갈꺼야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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