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여자
La fille de papier
기욤 뮈소 장편소설 전미연 옮김
밝은세상 출판사
종이 여자
예전에 기욤 뮈소의 <구해줘>를 봤을 때는 평범하다 느꼈는데 <종이여자>는 정말 재미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빌려왔더니..이 책이 또 뒷편이 없다;(478 page부터 날라갔음 ㅠㅠ) 판타지적이다/현실감이 없다 - 라는 다른 사람들의 감상을 보면서 미처 그런생각을 하지 못했음에 어리둥절하다. 판타지적이고 허구적인 이야기는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니! 현대를 시대배경으로 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이제 그런 취향을 넘어선 것일까.
//스포일러 있음. 네타 있음.
이야기는 베스트셀러작가 톰 보이드를 주인공으로 펼쳐진다. 톰 보이드는 한 젊은 여성과 그녀를 지키는 수호천사의 초현실적 사랑 이야기 <천사 3부작>을 쓴 미국 작가이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정작 그는 애인 오로르 발랑꾸르(피아니스트?)와 결별하면서 글 쓰는 것에도 흥미를 잃어 마지막 3부작은 초고만 있고 전혀 글을 쓰지 못하는 피폐한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매니저(?)밀로 롬바르도가 찾아와 톰과 자신이 빈털털이로 전락하게 된 사실을 털어놓는다. 톰의 또다른 소꿉친구 캐롤 알바레즈는 경찰인데 톰의 상태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밀로와 짜고 톰을 병원으로 데려간다.
천사 3부작은 인기가 많아 디럭스 에디션으로도 제작되었었는데, 2권의 디럭스 에디션은 발매시 전체 500페이지 중 절반 정도가 인쇄되지 않은 사고가 있었다. 266페이지에서 끊긴 미완성 문장. 톰 앞에 한 여성이 나타나 자신이 그 끊어진 미완성의 문장에서 왔노라며 천사 3부작의 등장인물인 빌리라고 자신을 밝힌다. 의심하던 톰은 어느새 정말 빌리의 존재를 믿게되고 병원에서 탈출한 톰은 빌리와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며 약속을 한다. 빌리가 톰의 애인인 오로르를 찾아주는 대신 톰은 빌리가 돌아갈 수 있도록 천사 3부작 마지막권을 완성하기로. 소설 안에서 빌리는 경제적 여유가 있고 잭과의 사랑이 맺어질 수 있도록 내용을 요구한다.
그 사이 잘못 인쇄된 디럭스 에디션 2권은 전량 수거되어 폐기되는데 같은 시각 빌리는 잉크를 토해내고 머리가 하얗게 새는 등 큰 신체적 변화를 겪는다. 아픈 빌리를 검사한 호텔의 의사는 빌리의 구성성분이 종이와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톰과 밀로는 디럭슨 에디션 2권 중 밀로가 톰에게 보여주었던 샘플 한 권만이 빌리의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나머지 한 권을 안전하게 손에 넣기 위해 밀로와 캐롤이 추적에 나서는 한편, 톰은 오로르가 소개한 전문의에게 수술받은 빌리 곁을 지키며 밤낮없이 천사 3부작 마지막권을 집필한다. 잘못인쇄된 책은 버려짐과 판매를 반복하며 여러 사람과 국가를 거처 다른책으로 재탄생 되어가고.. 결국은 톰의 손에 들어오고, 마지막권 집필을 마친 톰 앞에서 빌리는 사라지게 되는데.
밀로와 캐롤의 결혼 후 톰은 빌리의 진실을 알게된다. 빌리는 밀로가 톰을 위해 고용한 연기자였던 것. 이미 빌리를 사랑하게 된 톰은 릴리 오스틴을 찾아 나서지만 그녀의 다른 삶을 보고 그냥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릴리와 자신의 이야기를 <종이여자>라는 책으로 써낸다. 종이여자를 읽은 릴리는 톰의 사인회에 찾아오는데..(이후 이야기는 다시 책을 찾아 읽어야 겠다 ㅠ//여기서부터 뜯겼음 ㅠㅠ)
흥미진진한 이야기 소재에 기사나 메일 형식을 취하는 곳, 여러 국가와 인종-계층의 등장인물들, 각자 다른 삶을 하나로 이어주는 책. 빌리와 톰의 사랑. 캐롤과 밀로의 사랑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하나의 줄기로 통합되어 진행된다는 점이 새로웠다. 무겁지 않고 발랄함. 황당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할까.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 없이 뒷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진부할 수 있는 부분도 이야기의 원인과 결과에 들어맞아 쉽게 읽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하겠다. 스케일이 크고 액션과 장면분할이 읽히는 듯한 문체로 그의 작품이 영화처럼 독자의 눈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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