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소개글도, 번역자의 소개글도 역시 없는.
본 내용만 있는 책이었다.
첫 장의 제목 '사랑스런 우리 집'으로 시작하는 책의 내용은 한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야기는 계속 연결되어 진행되고, 각 장마다 화자는 바뀐다. 각 각의 가족 구성원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조금은 독특한 구성. 다음장엔 누굴까 하는 기대감으로 점점 속도를 내어 읽었던 것 같다. 읽는 도중 마지막 화자는 역시 그녀석이겠구나 하고 알 수 있었지만.
내용은 아주 가볍지도 아주 무겁지도 않았고, 읽는 속도도 보기 편했던 것 같다. 가볍게, 재밌었다.
'가족'이란 것은, 긍정적인 이미지 이면서도
정말 부정적인 이미지도 존재하게 된다. 만족할 수 없고, 벗어날 수 없고, 새로이 하기 힘들고. 희생하고..
그 밖에도 여러 충돌이 있을 수 있고, 존재한다.
같이 살고 있으면서도 다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고, 흥미없을 수도 있고, 미워할 수도 있고.
불과 2-3년 전만 해도 그런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럴 수 있다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우리집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진짜 거리가 멀긴 하지만(그래서 역으로 난 참 복받았다고 느끼지만), 가끔의 사소한 내 속의 갈등이 상상속에서는 어느 덧 크게 자라나서 타인의 삶까지 상상하면 그게 또 이해가 되는 것이다. ;;
각기 다른 화자의 탓인지
책을 거의 다 읽어갈 쯔음엔, 왠지 나 자신의 삶도 타인의 눈을 통해 보듯 객관적으로 보인다고 생각되었다.
내 유년시절은 어쨌고, 내 학창시절은 어쨌고, 난 지금 어떻고..
그것은 좀 새로운 감각 이라서, 느낄 수 있던 그 부분에 있어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까지 생각하였다.
내 삶이 마치 소설 속 이야기 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오오.. 조금 무미건조 하군 ㅎ
읽고 나서,
가족 구성원들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엄마, 나의 아빠, 나의 동생이 아니라 그냥 누구누구. 이름 누구누구. 어떤 삶을 살다가, 어떻게 해서 나와 만나게 되었는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음.. 신기해. 신기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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